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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우산,

 

 오늘은 비가 주룩주룩 흐른다. 혹은 애매하게 톡톡 내린다. 나는 비가 정말 싫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사이를 우산을 쓰고 지나가며 첨벙첨벙 웅덩이를 밟을 때, 토독토독소리와 함께 튀기는 빗방울 속에 나의 피부 혹은 옷에 닿을 때 찝찝함, 우산을 쓰고 몸을 움츠린 상태로 걸어봐도 한 방울씩 들어오는 빗방울이 너무나 싫다. 오늘부터 장마라는 소식에 나는 오늘도 마음을 단단히 먹고 집을 나서고 한 발자국 한 발자국 점점 앞으로 나아간다. 으... 그렇지만 역시나 너무 싫다. 아! 근데 이거만큼 좋은 것도 있다 비가 그치고 난 맑은 하늘은 바라보면 날씨마저 상쾌하고 너무나 상쾌한 하루가 된다. 특히 선선한 바람과 함께 햇빛마저 반가운 그런 날씨,

그렇게 비를 싫어하는 나에게 우산은 너무나 좋은 간절하게 필수적이다. 그럼에 없어서는 안되고 꼭 필요한... 나는 우산만큼이나 때때로 그를 생각하곤 한다. 나에게 정말 필요했던, 정말 필요했던, 그런 존재였고 앞으로도 계속 내 삶에 필요한 우산 같은 그런 존재이길 바랐다. 하지만 어디에 잃어버렸는지 모르겠는 우산을 찾아도 안 보이고 머릿속에 계속 맴도는 생각처럼 계속 생각난다...

 빗물은 계속 불어나 점점 고이고 그런 빗물을 보면서 점점 아련해오는 나의 추억 속에 나도 모르게 눈이 시린다. 걸어도 걸어도 계속 보이는 먹구름은 나를 따라다니는 것인가 내가 먹구름을 따라다니는 것인가 어디에도 떠 있네, 그런 먹구름을 잡고 싶어 까치발을 디뎌봐도 잡히지 않고 먼 구름이지만 항상 잡아보려 해도 손끝에 있는 그런 추억.

 그런 추억이 어느새 시간이 지나 밤이 되고 나에게 빗방울로 다가오네, 그런 빗방울을 피하기 위해 내 손 끝에 있는 우산을 머리 위에 써봐도 어깨 위에 차가운 비가 내린다. 그런 우산을 쓰면 나의 습관이 되었던 네가 그리워하며, 너를 그리워한다.

 또다시 거리를 나서 걸어가다 보면 내 뒤를 쫓는 먹구름, 잠시 비를 피해 창가에 앉아 구경을 하고 있다. 창문을 닫고 눈을 감고 조용히 있어보지만 차가운 한 방울로 나를 깨우는 그런 빗방울...

 잠시 조용해지지만 그 먹구름 속에 빗방울 속에 나는 다시 길을 나서보지만 여전히 비는 내리고 점점 고인다. 또다시 나는 생각에 잠긴다. 내 곁에 너라는 우산이 없어, 창밖에 우산을 들고 기다리던 그대 하염없이 되뇌고 되뇌어도 다시 생각이 나는 그대,

 

 

오늘도 조용히 빗방울 소리를 들으면서 그를 생각하고 그때의

추억에 잠겨 빗소리라는 연주에 추억을 되뇌며 생각에 잠긴다.

 

마냥 비를 좋아하는 아이처럼 희미한 웃음을 지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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